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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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21.(화)

오늘은 아침뜀걸음이 이전보다 한 바퀴 더 늘어나서 3KM를 뛰었다.

예전 같으면 3KM 완주도 힘들었을텐데 매일 단련된 체력 덕분에 3KM를 뛰고도 호흡이 가파지지 않았다.

오전에는 화기학 실습이 진행되었다. 지난 시간에 배웠던 이론을 되새기고 실전으로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다.

엎드려 쏴 자세를 반복하고 숙달될 때까지 연습했는데 훈련 3주차에 들어와서부터는 모두들 제법 군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듯 하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공포의 '전술학' 시간이 돌아와 '각개전투' 학과가 진행되었다.

세 가지 포복 자세를 배웠는데, 무릎과 팔꿈치가 굉장히 아팠다.

아팠지만 그래도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그 고통을 감내한다고 생각했다.

학과 마무리 시간에는 공군 학사사관후보생의 오래된 전통인 '포복자세'로

'대륙횡단'(연병장 횡단) 이 진행되었다.

아프지 않은 동기는 없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대륙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저녁 신변 정리 시간에는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었는데 비상훈련이 가동되어 혼비백산이 돼

부리나케 군장을 싸고 나갔는데 오합지졸, 순 엉터리였다.

전시 상황이었다면 죄다 몰살 당했을 것이다.

부끄러운 하루의 끝자락이었다.

소대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오늘 지난 시간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이동 138회에 이어서

공군학사장교의 오랜 전통인 '대륙횡단' 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공군 학사후보생의 일원으로 전통을 지키니 뿌듯하고 강한 소속감이 듭니다.

앞으로도 열외하지 않고 모든 훈련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대장 코멘트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OO이 수고했다!

* 대륙횡단.. 온몸에 멍이 들게 되고, 특히 탄띠와 수통을 차고 포복자세로 계속 구르기 때문에

허리쪽에 피멍이 들게 된다..

시작 전에 전술학 교관들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열외하고 싶은 사람 열외해라!' 하게 되는데

이 때 열외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 점수에도 안 들어가니 더 많은데.

동기들 구르는 장면을 아빠다리로 앉아서 직관하게 된다. 상당히 민망할테고 교관들도 계속해서 '민망'하게 만들테니 열외하지 말자.

출처 : MBC 연예뉴스

비상훈련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훈련이다.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게 되는데(언제 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불을 끈 상태로 최단 시간 내 완전군장을 싼 채로 연병장에 집합해야 한다.

언제 울릴지 모르니 일부 후보생들은 미리 짐을 싸놓는 경우도 생기는데, 문제는 미리 싸놓다 걸렸을 때 엄청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방은 4명이 각자 역할 분담을 해서, 한 명은 사이렌이 울리면 화장실에 가서 4명의 수통에 물을 채워오고 그 동안 방안에 있던 세 명 중 두 명은

나머지 동기들의 모포를 접고, 휴지를 3m로 잘라 넣는다. 나머지 한 명은 시간을 체크하며 나머지 군장물품들을 챙긴다.

처음에는 오합지졸 같은데 나중에는 나름 체계를 갖추어 순식간에 군장을 싸게 된다.

일부 후보생들은 비상 사이렌이 울릴 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거나, 샤워를 하고 있다가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 빌어먹을 '비상' 때문에 샤워나 화장실 갈 때도 엄청난 눈치게임을 해야 한다.....

이 사이렌 소리.. 한 번 들으면 노이로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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