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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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일지를 쓰기에 앞서 말하자면

이 글들은 모두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훈련을 받고 쓴거다.

그리고 22시가 되면 모든 방에 불을 끄게 하고

화장실도 못가기때문에 고된 훈련을 마치고

헤롱헤롱한 상태로 화장실 똥칸에서 쓴거다..

새벽에...

그래서 글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공지해드린다.

2017. 3. 8.(수)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제식 응용동작들을 배웠다.

또한 동기들과 함께 지휘를 하며

대열을 이동해 보았다.

얼마 되지 않은 훈련 기간이었지만

가장 보람된 시간이었다.

내가 넣는 구령 소리에 맞추어 9명이

움직이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반면에 엉터리 구령을 넣었을 때,

동기들이 각기 다른 우스꽝스런 모양새가 되었다.

지휘관의 능력에 따라서

대열의 움직임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군기 소대장님께서는

마치 자신의 신체를 다루듯 능숙하게 대열을 지휘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리더십' 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나 또한 수십, 수백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지휘관이 될거라 다짐했다.

실내 학과 수업으로는 '응급처치' 시간이 진행되었다.

임관종합평가의 한 가지 평가 항목일 정도로 중요한 것인데

장교는 자신을 믿고 따라 주는 부하 병사들의

소중한 생명 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는

숭고한 책임 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오늘 역시 부족한 우리들에게 동기 부여가 주어졌다.

체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기에 더욱 증진하고 단련해야겠다.

소대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오늘 소대를 지휘하시는 모습이 닮고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의 훈련 과정 속에서도 소대장님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한 가지 여쭙고 싶은 말씀은

전투화의 목이 깊어 발목이 종종 꺾이는데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는 궁금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소대장 코멘트

발 길이 들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정 아프면 다른거 신어보고 안되면

보급소대장님께 용무 신청하자.

* 마찬가지로 소대장에 대한 엄청난 가식과 아첨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나는 사실 체력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운동도 즐겨하고 나름대로는 건강한 사람인데

저기서 받는 동기 부여는 그와 다른 차원의 것이라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이 악물고 참는거다.

실제로 첫날에 엎드려뻗쳐 및 버피테스트를 하다가

손바닥에 돌멩이가 박혔는데 피도 나고..

피가 철철 흐르는 내 손바닥을 같은 방 동기들이 보고는

‘의무실로 응급 진료 받으러 가라’고 해서 나름 기대하고 갔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너는 사회에서 고작 이런거로도 병원 가고 그러냐’

윽박지르는 의무소대장의 모습이었다.

사회에서는 손바닥에 가시만 박혀도 갈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소대장들도 악의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건 12주 뒤에나 깨닫게 된다.

그때까지 저들은 악마 무서운 사람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2일차에는 소대장이 코멘트도 달아줬다.

하긴 저렇게 아부를 떠는데

저 정도는 써줄만 하지 않은가?

2일차까지는 여전히 죽을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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