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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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무서운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야외활동 자제로 인한 '집콕족'이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SNS상에서는 

'아무 놀이 챌린지'라든가 '집콕 놀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실내 활동이나 취미들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도 약 40일 간 반강제적인

'집콕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물리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

절실한 시점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집콕 놀이'나 건전한 실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40일 동안 차오른 스트레스를

어디에다 방출할까 찾아보다가

요즘 SNS에서 핫하다는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달고나 커피를 만들기 위한 준비물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아주 기본적인 조리도구도

구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심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준비물은

제 '열정'으로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제 부족한 준비물입니다.

저는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는 환경에서 살기에

물도 끓여 썼습니다...

 

대부분 저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만드실 거라

믿습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입니다.

핸드머신은 둘째치고

거품 내는 휘핑기도 없습니다.

 

오직 숟가락 하나밖에 없습니다.


1. 먼저 카누 2봉을 뜯어 넣습니다

1봉 받고
1봉 더..

 

2. 설탕 2큰술을 넣어줍니다.

그럴싸하쥬.gif

 

3. 다음으로 뜨거운 물 2큰술을 넣어줍니다.

아주 정성스럽게.

여기까지 오셨다면

이제 달고나 커피의

'ㄷ' 정도 오셨다고 보면 됩니다.

 

아차차

까먹고 얘기하지 못한 준비물이 있습니다.

 

끈기

인내심

 

그리고 

지치지 않는 팔뚝입니다.

4. 이제 마음껏 휘저어 줍니다.

5분 정도 휘젓다 보면

만능 간장 빛깔이 나게 됩니다.

 

10분 정도 지나게 되면

마치 훠궈집에서 볼 수 있는

마장 소스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아직 점성은 크지 않은 상태입니다.

15분 정도 경과하니

제법 점성이 생기면서

피넛버터와 같은 형태를 

띠게 됩니다.

 

 

 

 

 

20분 정도 경과했습니다.

여러분,

이제 거의 다 온 듯합니다.

이쯤 되니 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합니다.

내가 이러려고 달고나 커피를 먹으려 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급기야 그릇째 돌리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반대로도 돌려봅니다.

팔도비빔면이 괜히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벼야 하는 게 아님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경과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돌아갈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끝을 봐야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결정체가 보이십니까?

장장 30분간의 혈투였습니다.

이제 준비해놓은 우유에 놈을 투하할 차례입니다.

 

이래 봬도 제가 가지고 있는 컵 중

가장 비주얼이 괜찮은 놈입니다.

 

누군가 레몬청을 담아줬던 컵이죠.

 

5. 보기 좋게 뿌려줍니다.

기나긴 싸움이었습니다.

이제 여유를 가지고

맛있게 먹어줍시다.

 

그럴싸하쥬?

이제 맛을 한 번 보겠습니다.

 

30분 휘저은 보람이 있군요.

한 모금 마시고 나니

귀여운 토끼 모양이 생겨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유에 살짝

섞어 마시는 편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혼자라서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귀여운 친구를 한 명 만들어주었습니다.

 

다 먹고 나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컵 안에 달고나가 더 많이 남았군요.

어쩔 수 없이 우유를 한 사발 더 부어 먹습니다.

어떻게 만든 달고나 커피인데

조금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결론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다면!

한 번 해볼 만합니다.

 

누가 400번만 저으면 된다고 했는데

400번은 아니고,

체감상 400분에 가까운

30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었으면 합니다.

더 이상의 사망자도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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