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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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서 단백질 보충이 필요해졌습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저는 유청으로 된 단백질 쉐이크를 소화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단백질 쉐이크 대신 닭가슴살이나 삶은 계란 등을 통해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고는 해요.
매번 닭가슴살이나 계란을 먹으니 솔직히 좀 물리기도 하고
갈비를 뜯을까 했는데, 생각치 않게 장어를 먹을 기회가 생겼어요.

얼마 전 전역한 친구가 전역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좋은 회사에 취업하게 되어 취직턱을 낸다고 하더라구요.
응원을 보낸 거 이외에 딱히 해준 건 없지만 친구가 장어를 사준다고 하네요.
예의상 처음엔 거절했는데, 이런 좋은 날에는 사는 사람도 기분 좋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래' 하고 못 이기는 척 비싼 장어를 얻어 먹기로 했어요.
장어는 칼로리는 적으면서 단백질 함량이 아주 높은 거 다들 아시죠?
그래서 원기 보충한다고 하면 다들 장어를 찾곤 합니다.
장어 100g에는 단백질이 16g 정도 함량되어 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비타민A, 칼슘 그리고 무엇보다 오메가3 지방산이 아주 많습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한 음식으로 아주 적격임에 틀림 없습니다.

예전에 양식이 맛있는 컬드삭에 가기 위해 행주산성에 간 적이 있었는데
행주산성에는 생각보다 맛집이나 예쁜 카페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몰랐는데 장어집이 엄청 많았습니다.
친구는 네비게이션에 일미정을 입력하고 갔어요.

그래서 장어를 먹는 내내 친구가 예전에 왔었던 맛집에 데려온 거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도 처음 온 거였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수요미식회 맛집이라고 써있어서 언젠가 가야겠다 기약했는데 그 기회를 고맙게도 저한테 줬습니다.

장어집이 굉장히 많았는데 수요미식회 추천맛집이라고 간판이 딱 세워져 있습니다.

수요미식회뿐만 아니라
생활의 달인 장어 최강 달인의 집으로도 방송된 적 있나 봅니다.

일미정 장어구이 집인데,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다행이었어요.

장어집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사실 외관이 중요한 건 아니죠.
서둘러서 식당 안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QR코드 입력을 하거나 안심콜 전화를 해야지 입장이 가능했어요.
아무데나 앉았는데, 여자 사장님께서 좀 더 넓은 자리로 자리를 다시 배정해주셨어요.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구이를 먹을까, 정식을 먹을까 하다가
여쭤봤는데, 정식은 다양한 반찬이랑 찌개, 밥이 나와서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양념구이 정식이랑 소금구이 정식을 주문했어요.

제일 먼저 장어죽이 나왔는데, 처음 먹어본 맛이지만
에피타이저로 아주 좋았습니다.

장어죽 다음에는 장어뼈튀김을 주셨어요.
장어뼈튀김도 에피타이저로 적격이었어요.

장어구이는 이렇게 구워져서 나와요.
왼쪽은 소금구이 오른쪽은 양념구이인데,
소금구이는 깻잎에, 양념구이는 무쌈에 싸 먹으면 맛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부리나케 먹고 있는데
남자 사장님께서 꼬리 부분은 밖에 나와 있어서 금방 식고
식으면 맛이 없으니 꼬리부터 먹으라고 첨언해주셨어요.
정말 친절한 식당입니다.

보기만 해도 아주 먹음직스럽죠?
그리고 특별한 비결이 있겠지만 엄청 부드럽고 야들야들했습니다.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양념구이도 아주 맛있었어요.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저는 소금구이에 한표지만
소금구이만 먹기는 아쉽고 양념구이도 같이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깻잎이 정말 일품입니다. 장어를 깻잎에 싸서 먹으면 정말 정말 맛있습니다.

정식으로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찬의 가짓수가 많고 된장찌개도 맛있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밥은 돈 안 받으니 부족하면 얼마든지 얘기하라고 하셨어요.

식당이 넓어서 좋았어요.
아마 주말에는 사람이 많겠죠?
코로나 시대에는 식당이든 카페든 넓고 쾌적한 곳을 찾게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미정 식당은 넓고 쾌적해서 더 마음에 들었어요.
장어 맛은 말할 것도 없구요.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고 나가려고 하는데(물론 친구가 계산했습니다)
사장님께서 그냥 가지 말고 뭐 마실 거라도 마시고 가라고 배려해주셨습니다.
사이다가 있다고 하셨는데, 요즘 최대한 탄산을 피하려고 하는지라
'괜찮습니다.' 이야기 하자 유자도 있다고 하셔서
유자를 시원하게 타서 주셨어요.
식당에서 식사하기 전, 식사 도중, 식사하고 나서까지
정말 친절하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갔더니 귀여운 고양이들이 있네요.

행주산성에 또 언제 갈지 모르겠지만
아마 장어를 먹으러 올해 안에 몇 번은 더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 장어 맛집을 찾으신다면 일미정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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