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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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속칭: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가 전국에 창궐하고, 일일 확진자가 오늘 16,096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평균 확진자 수는 10,621명이고 인구 10만명당 31.06명 수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테지만
웹상에서 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모를테니 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나는 집 밖에선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건강염려증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관련해서는 극성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이래로는 지나칠 정도로 철저하고 예민하게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었다.
외부 약속을 자제(원천적으로 금지할 순 없지만 불필요한 약속 X)하고 특히,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마스크를 벗는 무방비 상태)에는 혼자 식사를 하곤 했다.

그런 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나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출근을 하지 않고
필요시 재택근무를 하며, 두문불출했던 상태였다.
외출이라고는 집, 헬스장, 병원뿐이었고 사적 만남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감염 경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발표에 의하면
1월 3주 차 코로나 감염 사례 중 오미크론 점유율이 50.3%로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가 이루어졌다.
다들 알다시피 오미크론 변이종의 높은 전파력과 더불어
기존 백신 접종 완료자들의 접종 효과가 떨어짐에 따라
단기간 내 전국적인 대유행이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며,
기존 대유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의 폭발적인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코로나 감염이 남일로 여겨졌다.
마스크를 피부에 이식했느냐는 의심을 살 정도로 벗지 않고,
공적인 식사 장소에서 내 맨 얼굴을 처음 목격한 일부 동료들은
'마스크 벗은 모습은 오늘 처음 봤다.'라고 할 정도로
과도한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었기에 자신만만했었다.
더군다나 우리 가족 구성원들은 전원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아버지와 큰누나는 3차 부스터 접종까지 마쳤기에 백신 효과를 과신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코로나에 감염된다면 코로나가 나한테 미안해서
'당신은 좀..'하고 오다가도 도의상 달아나야만 마땅했다.
병원과 헬스장 외에는 외출을 하지 않았고,
모든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여 절대 벗지 않았으니깐.

무자비한 코로나는 전후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우리 집에는 작년부터 일정 상 귀국해 동거 중인 돌배기 조카가(아래 돌조) 있다.
돌조는 우리나라보다 코로나 상황이 좋은 타국에서 살다 와서 마스크 생활화가 되지 않았고,
여러 차례 마스크 착용 교육을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었다.
이런 까닭에 외출을 삼갔고, 부득이한 외출 시에도 자택 방문 형태의 외출만 진행했다.
게다가 돌조는 백신접종을 할 수도 없는 바이러스 취약 대상자였다.

그런데 1월 24일 월요일 정도부터 돌조가 기침과 약간의 미열 증상이 있더니
화요일 밤에는 몸이 불덩이가 되어(39.5도) 아무리 체온을 낮추려고 해도 체온이 낮아지지 않았다.
분명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코로나를 의심하지 못했다.

아기에게 코로나를 옮기지 않기 위해 모든 가족이 외출을 삼갔지만 집안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아기에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될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수요일 새벽에도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돌조는 계속 고통을 신음하며 목에서는 쇳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돌조가 내 자식은 아니었지만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고, 돌조가 괜찮아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돌조를 데리고 병원 진료를 받았는데 인후염과 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오후까지 증상 호전이 없어
규모가 큰 소아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자 채비를 했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폐렴'증상이 있어 보인다고 하며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안내했다.

돌조의 입원 수속을 위해서는 제일 먼저 코로나 검사가 선행되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돌조의 엄마는 음성, 돌조는 양성(신속항원검사 결과) 판정을 받았다.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위양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병원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은 돌조가 입원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
내가 병원 측 입장이더라도 코로나 가능성이 있는 아기를 입원시킬 순 없었겠지만 당장 아픈 돌조에게 입원치료를 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였다.

돌조가 입원하기 위해서는 보건소 PCR검사 결과가 필요했고,
PCR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입원 치료가 가능했다.
그러나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보건소에서 확진자 대상으로 지정해주는 병원에서 비로소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PCR검사 결과를 받게 되면 최소 하루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는 당장 치료가 시급한데도 PCR검사 결과가 나와야지만 그제서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니.
바야흐로 코로나 시국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방역지침이 한편으론 이해가 됐지만 돌조의 삼촌으로서는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리고 왜 마스크 교육을 더 시키지 못했을까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한편으론 ‘설마 아니겠지. 아닐 수도 있잖아? 결과가 잘못 나온 걸 수도 있잖아?’ 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뭐가 됐든지 간에 지금 가장 시급한 건 PCR검사를 받는 것 뿐이었다. 돌조의 입원이 최우선이었으니깐.

그래서 병원에서 제일 가까운 보건소로 이동했다.
(당연하게도 모든 이동은 자차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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