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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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코로나의 확산세가 무서운 수준으로 체감된다.
객관적인 수치만 봐도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내 주변에 코로나 감염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요즘에는 한두명씩 감염자가 있기 시작했다.

직장이나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OO도 코로나 감염됐대.' 라는 말이 돌고 있어
이제는 더이상 코로나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물론 내가 감염된 순간부터 내 일이지 남의 일은 아니었지만.

코로나에 감염되고 4일차다.

지난주 기준(16~22일) 오미크론 점유율은 50.3%였다.
전문가들은 2~3주 내에 9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주요 증상이나 비대면 진료를 해주는 의료진 소견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이라고 임상적 추정이 가능하다.
직접적으로 진단을 받을 수 있거나
보건소에서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위해 후작업을 해주거나 하진 않는 상황이지만
델타 감염의 경우 여전히 중증 가능성이 높고,
현재 식구 내 감염자들 중 다행히 중증환자는 없는 것으로 봐서
오미크론 감염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점차적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더 늘어날 거고
오미크론 변이의 역사, 코로나감염증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린 상황에서 일자별 증상 및 체감했던 내용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누군가에겐 크게 의미 없는 내용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혹자는 나와 감염증세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겪은 주관적인 증세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보건소에서도 환자 관리의 개념도 있겠지만
임상적 데이터를 수집해서 대응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체온과 산소포화도 측정을 진행하고 있고
체온이 높거나 (37.5도까지는 정상으로 인지하는 것 같다)
산소포화도가 낮을 경우 (94% 이하로 떨어질 경우)
위급상황으로 보고 있다.


0일차(음성 판정 / 확진 판정 D-1일)

가족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발생하여
선제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원래대로면 역학조사를 통해 가족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을 주겠지만
26일부로 방역지침 변동으로 인해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심층역학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주변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PCR검사를 받았다.
PCR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집 안에서도 가족끼리 조심했어야 하는데 어디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들끼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이날 저녁 집에서 식사를 함께한 뒤 다음날 재검사에서는 사이좋게(?) 모든 인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일차(확진 판정 D-DAY)

새벽에 일어났는데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을 받았던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
강한 CS가스를 들이마시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코와 목을 통해 몸속으로 전해지는 느낌.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서도 코가 맵고 목이 맵고 칼칼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도 집에서 '나도 코로나 감염됐나.'라며
반신반의하기 시작했고, 음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과의 정확도를 의심했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분명하게 기분 나쁜 매운 느낌이 가득했고
이는 모든 식구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바다.
특히나 양성 판정을 받은 가족들이 사용한 방에 들어갔을 때
(소독 및 대청소를 위해 들어갔다.)
코와 목의 매운 느낌은 극에 달했다.

이게 코로나 균이 코와 목을 통해 들어가는 그 느낌이 매운 건지
코로나에 감염됐기 때문에 코와 목이 매운 그 느낌이 증상의 일부인 건지 사실관계나 인과관계는 알지 못하나
주관적인 느낌은 그러했다.

그외 증상은 전혀 없었으나
저녁부터 약간의 발열 증세가 있었고
37.5도로 미열이 지속됐다.

2일차(확진 판정 D+1일)

저녁에 37.5도로 미열이 발생했으나
수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타이레놀 복용 후 잠에 들었다.
그런데 새벽 1시경부터 오한이 들기 시작하면서
고열 상태가 지속됐다.
체온 측정 결과 38.8도로 39도에 달했고
이때부터 타이레놀을 복용해도쉽게 열이 내려가지 않았다.
39도에 달하는 고열이 지속되면서
발열과 함께
오한, 두통, 가래, 기침
그리고 약간의 인후통 증상이 시작됐다.
인후통은 목이 따끔한 정도고
물을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발열, 오한, 두통, 가래 증세는 심한 정도였다.
발열과 오한으로 인해 식욕부진 상태였지만
미각이나 후각을 상실하진 않았다.
열로 인해 맛이 조금 미약하게 느껴졌지만
짠맛, 단맛 등 자극적인 음식의 맛은 확연히 느껴졌으므로
미각 상실 증세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고열을 동반한 오한, 두통, 기침, 가래 증세는 저녁까지도 지속됐다.
쓱(SSG)배송을 통한 냉각시트(열패치)가 도착하여 부착하고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이 도착해서 복용을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열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3일차(확진 판정 D+2일)


약을 복용하고 열이 내려감에 따라 살만해졌다.
발열, 오한, 두통 증세는 거의 사라졌지만
언제든지 열이 나기 시작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은 있었다.
실제로 이따금씩 37.5도를 살짝 넘는 미열이 발생하다가
약을 먹고는 다시 36.5도로 하회하는 등 간헐적으로 발열 증세가 있었다.
그래도 2일차 때처럼 타이레놀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태는 아니었다.
3일차부터는 인후통 증세가 심화됐다.
목이 상당히 붓고, 목소리에 살짝 변형이 생겨
누가 들어도 심한 목감기를 앓고 있구나 느낄 정도로
목이 많이 가라 앉았다.
그래도 발열 증세가 사라지자 약간의 운동이 가능해졌다.
물론 목 상태로 인해 호흡이 어려워 금방 운동을 종료하긴 했다.

4일차(확진 판정 D+3일)

새벽에 땀을 흘리면서 기상했다.
열도 내리고 오한 증세도 완전히 없어진 것 같다.
이제는 3일차 때처럼 언제든지 열이 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목이 완전히 부어
침을 삼키기도 어렵고 물 마시기도 어려운 상태다.
목소리는 완전히 바뀌어 내 목소리가 아닌 기분이다.
또한, 인후통이 너무 심해 혀가 무거운 느낌이 든다.


단계적으로 증상을 기술했는데
일차가 지속될수록 확실히 대표적인 증상들이 바뀐다.
또한, 차도가 생겨서 일자가 지날수록 기술할 내용이 줄어들었다.

요약하자면
1. 확진 판정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고
2. 확진 판정 당일에는 코와 목에 매운 느낌, 약간의 미열이 발생했으며
3. 확진 판정 D+1일에는 심한 고열과 오한을 동반한 증세가 지속되고
4. 확진 판정 D+2일에는 인후통 증세의 심화
5. 확진 판정 D+3일에는 심각한 인후통 증세


이렇게 증상이 단계적으로 발생했다.

일단 코로나는 안 걸릴 수 있다면 당연히 안 걸리는 게 가장 좋다.
평소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지만
건강했던 사람이더라도 완벽하게 무증상이긴 어렵단 생각이다.

그리고 확진 판정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거로 미뤄보았을 때
돌조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건강한 성인들은 무증상 감염인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고, 직장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더 많은 확진자를 양성했을 거란 아찔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주변 지인 중 감염자가 발생했더라면 수고스럽더라도 내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위해서 PCR 검사를 선제적으로 받기를
강력하게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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