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더분한 스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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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한 달 전,

패왕별희가

디 오리지널이란 이름으로 재개봉하여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패왕별희를 처음 봤던 건

약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이다.

그때 당시 영화를 본 내 소감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우리에게 영화를 보여주신

중국어 선생님은

볼때마다 감동이고,

볼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하셨는데

나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약 10년이 지난 지금

영화를 본 내 소감은

그때와 정반대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며

중국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하기도 했고

특히, 중국 역사에 대해 알게되면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 영화가 중국에서 어떻게 상영될 수 있었지?

천카이거 감독은 '패왕별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된다.

당시 문화대혁명을 정면으로 다룬 정치성과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고,

천카이거 감독의 작품세계가

중국 사회주의의 모순이나

치부를 드러내는 류가 많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그의 연출권을 박탈하려고 하기도 했단다.

패왕별희는 황금종려상을 받아

중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명목으로

중국에서 개봉할 수 있었지만

여러 장면이 검열되고 삭제되어서야

비로소 개봉할 수 있었다.

천카이거 감독도 젊은 날의 비판적인 생각을

지금까지 이어오지는 못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공산당 선전 영화 연출을 하기도 하고,

그 역시도 패왕별희의 시아오로우(샬로)처럼

기성세대가 되어버렸나 보다.

파란만장한 중국 근현대사를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패왕별희는

초나라 패왕인 항우가

우희와 이별한 고사를

경극으로 만든 것이다.

이 고사와 아주 관련이 깊은 사자성어가 바로

그 유명한

사면초가(四面楚歌)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나온다고 하여

진퇴양난인 상황을 말하는데

항우의 초나라군과

유방의 한나라군의 전쟁 중

해하라는 곳에서

초군이 한군에게 포위되었는데

초나라군이 죽기살기로 덤비자

한군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울려퍼지게 했다.

고향과 가족 생각에 탈영하는 초군이 늘어났고,

실제로 밖에서 초나라 노래가 계속 울려퍼지자

항우는

'한나라가 벌써 초나라를 점령했나보구나.'생각하고

크게 슬퍼했다고 한다.

이때 항우는 비통해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 유명한

'해하가'다.

힘은 산을 뽑을 수 있고 기개는 천하를 덮을 만하건만

시운이 불리하여 오추마(항우의 애마)도 나아가지 않네.

오추마가 나아가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우희여, 우희여!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항우가 부른 노래에 대한 답가로

우희 역시

한군이 이미 천하를 다 빼았으매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은 초나라의 노랫소리

대왕의 의기가 다하셨다면

천첩이 살아서 무엇하리요.

노래하고 자신이 패왕에게

걸림돌이 된다며

자결했다고 한다.

(정사 기록은 아니고,

초한지에 있는 내용)

패왕별희 영화도

경극,

고사 내용과 다르지 않다.

스포일러에 가깝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다음 글에는

아편전쟁(1840)

군벌시대(1924)

중일전쟁(1937)

국공내전(1945)

공산당집권(1949)

문화대혁명(1966)

시간순서에 따른

역사적/시대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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