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에 다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내가 갈 수 있는 학교의 리스트를 추려보았다.
나에게는 총 3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첫째,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신민학교'.
둘째, 집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20분 거리인 '홍원외국어학교'.
셋째, 집에서 거리가 멀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유탈로이 국제학교'.
세 학교의 장·단점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신민학교는 집에서 불과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
걸어서 통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중국 국·공립학교였기 때문에
학비가 한 학기에 30만 원 수준도 안 되는 저렴한 학교였다.
다만 시설이 조금 노후화되고
학교 급식 수준이 부실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리고 광둥지역 출신의 교사가 많아서
교과 외 시간에는 광둥어를 사용하는 교사와 학급 친구들이 많다는 게 흠이었다.
홍원외국어학교는 집에서 스쿨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학교였다.
학교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외국어'가 강점인 학교다.
학교에 한국인들도 꽤 있고
일본, 브라질, 독일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 학생들이 있었다.
교사진 역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인 선생님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영어 회화'수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또한 중국인 교사들 중 '북경' 출신들이 많아서
표준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했고,
학칙 자체가 '광둥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표준 중국어를 학습할 수 있었다.
물론 학생들끼리는 광둥어로 대화하곤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한 학기 학비가 약 100만 원에 달했으며 외국인 학생들로부터는
기부금 100만 원을 추가적으로 받아서
학비가 약 200만 원 수준인 셈이라 우리 집 형편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유탈로이 국제학교는 광저우에 위치한 학교였는데
거리가 멀어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국제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교사진은 대부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선생님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영어'만 사용해야 하는 학교였다.
또한 학비가 1년에 1500만 원 정도,
혹은 그 이상이었기 때문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학교였다.
게다가 나는 중국어를 배우러 중국에 왔지,
영어를 배울 생각이었다면 중국에 오지 않았을 거라 선택지에서 과감히 삭제했다.
남은 건 '신민학교'와 '홍원외국어학교'인데,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우리 집 형편을 알고 있던 나로서는 무조건 '신민학교'에 갈 생각뿐이었다.
어머니에게는 '집에서 가까우니깐.'이라고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학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렇게 '신민학교'에 가기로 결심하고 이틀 뒤에 신민학교 입학 신청을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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